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정작 취업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주변에 누구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그러다 학교에서 청년공간을 개소한다는 공지를 봤어요. 취업, 재태크 강의도 듣고 스터디룸도 사용하고 싶어서 왔어요(23세, 여).”
파주시 금릉역 앞에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공간인 ‘GP1934(Global Pioneer 19세~34세)’가 있다. 이달 초 문을 연 청년공간 GP1934에는 취업을 앞둔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이 강의를 듣거나 취미활동을 하기 위해 찾아오고 있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IT업계 현직 인사팀장이 ‘언텍트시대 취업시장’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구직난은 청년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파주시는 꾸준히 인구가 증가한데 비해 청년의 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파주 인구(43만7,848명) 대비 청년은 20.4%(8만9,494명) 비중이었지만, 현재(2021년 12월 기준, 총 인구 48만3,245명)는 19.8%(9만5,744명)로 0.6%p 줄었다. 같은 기간 청년 고용률이 감소한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이 심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우리가 직접 만든다, 청년정책
이에 파주시는 청년의 일자리 창출 등 ‘청년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먼저, 지난 2018년 9월 ‘파주시 청년일자리 창출 촉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듬해 5월 ‘파주시 청년 기본 조례’를 제정해 법적 기반을 만들었다. 이는 ‘청년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는 권리’인 청년기본법이 제정(2020년 2월 4일)되기도 전이다.
이후로도 ‘청년일자리팀’을 신설해 청년 맞춤형 일자리 사업을 개발해 추진하는가 하면, ‘청년소통담당’을 선발하고 ‘청년정책 공모전’을 진행했다.
GP1934 역시 청년이 직접 참여한 청년정책 공모전의 결과다. 청년들을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를 들었고, 청년들이 필요하다는 다양한 교육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청년소통담당 전담공무원도 배치해 취업·진로, 원데이클래스, 창업, 재무·재테크 관련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시의 청년지원 정책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시는 ‘청년정책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 하에 청년들이 스스로 머물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청년위원회’를 조직해 시 정책 수립과정에 청년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청년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시와 청년을 잇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9월에 열리는 청년희망축제 역시 청년정책협의체의 특별분과인 ‘축제기획단’에서 직접 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추진한다. 이미 청년정책 공모전에서 채택된 플리마켓을 축제 때 진행하겠다는 윤곽도 나왔다.
■ 일할 기회는 넓히고, 집세 걱정은 낮추고
특히 시는 청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지역 내에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청년 삶 전반에 걸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청년정책담당관’을 신설하고 청년정책팀, 청년일자리팀을 중심으로 취업·창업, 복지·문화, 참여·소통 등 분야별 총 27개의 청년정책을 추진한다.
대표적으로 청년 취업 시 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유형1)’ 사업에 ‘청년 혁신기업 정규직 채용 지원’, ‘청년 혁신활동 육성 인턴 지원 사업’을 신규로 시행해 청년일자리 사업을 확대한다. 청년 일자리 중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을 인증받은 기업이나 사회적 기업, 마을 기업 등 기업별 특성을 감안한 일자리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아울러 중소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훈련과정을 개설하고 취업을 연계하는 ‘기업맞춤형 청년 일자리 교육’도 진행한다.
창업한 청년을 위해서는 초기 비용 경감을 위해 6개월 간 임대료 50%(최대 50만원, 창업 1년 이내)를 지원하는 ‘창업자 임대료 지원사업’은 적용대상을 전년보다 두배 많은 20명으로 확대한다.
청년창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파주형 청년키움 스토어’와 ‘청년창업지원센터’도 조성된다. 민·군 복합커뮤니티센터 내에 들어설 청년 아지트 ‘청춘’은 청년창업가(만 19세부터 만 39세)들이 시제품 반응조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청년키움스토어와 창업 컨설팅 및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창업지원센터가 조성된다.
그 외에도 말산업 청년인턴 지원, 청년 드림옷장, 청년창업농 경영진단 분석 컨설팅지원, 청년농업인 영농정착 지원 등 다양한 취업·창업 정책이 마련돼 있다.
시는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유지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 형태에 따라 맞춤형 지원을 한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청년 취업자에게 월세를 지원하거나, 전세 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 처음 시행하는 청년월세지원 제도는 세대주인 청년 중 기준 중위소득 120% 이하(임차보증금 5천만원 이하, 월세 50만원 이하 무주택자)인 300가구에게 월 10만원, 가구당 최대 120만원을 분기별로 지원한다. 전세대출(임차보증금 2.5억원 이하 주택 및 주거형 오피스텔 85㎡ 이하)을 받은 청년 중 120가구는 연 2% 이내 최대 200만원의 이자를 지원한다.
■ 일하는 청년, 장려금 지원…소통의 장은 더 넓게
일하는 청년들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근로소득에 따른 장려금을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도 새롭게 시행된다. 지난해부터 학자금대출 분할납부를 지원하고, 생계급여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희망키움통장’ 이외에도 ‘청년저축계좌’, ‘청년주거급여 분리지급사업’, ‘청년기본소득’, ‘청년정신건강증진사업’, ‘파주희망캠프’ 등 복지·문화 사업도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의 소통창구인 청년위원회, 청년일자리위원회는 청년정책협의체와 함께 활동을 이어가고, ‘2030 여성 1인 가구 커뮤니티’도 구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파주시는 지난해까지 청년정책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청년이 활동할 여건을 조성하고 다양한 지원사업을 추진해 나간다. 이를 통해 2025년에는 청년을 위한 정책 기반을 완성하고, 정책 내실화를 통한 자생적 청년문화가 창출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 역시 청년위원회 심의를 거쳐 추진되며, 궁극적으로는 ‘청년행복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하고 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난해 파주의 청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토대로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며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청년의 삶을 전반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할 때”라며 “청년이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확대해 청년이 희망을 이루고 행복한 도시, 파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