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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 죽여 보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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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일 사순절의 시작,
3월9일 암담함의 시작,
그리고 줄곧 숨 죽여 보낸
고난주간 그 어느때 보다도
심장을 붙잡고 철야로 새벽으로
깊이 들어가 살았습니다.
지치기도 하고 실망도 하고
어려운 이들의 한숨과 눈물도
듣고 함께한 날들이었습니다.
가장 연로하신 화순 어르신이
확진이 되어 응급실로 중환자실로
장례를 준비하라는 병원의 연락도
받고 그렇게 몇번의 고비를 넘기고
중환자실에서 깨어나자 마자 교회에
가야 한다고 목사님 보고 싶다고...
이것이 내가 단위에서는 이유인듯 합니다.
휠체어에 몸을 싣고 종려주일
교회로 오신 화순씨 날 초등학교
동창으로 생각히시는 화순씨
치매도 좋고 오미크론도 좋으니
조금만 더 곁에 있었으면 설교때
씩씩하게 아멘이라 답하는 소리를
더 듣고 싶으니 그 자리에 계셨으면
어쩌면 함께드리는 마지막 예배일까
전 교인이 울음바다로 변했던 예배.
평생을 장애가 있는 자녀들을 위해
희생으로 한 세상 살고 이제야 편히
숨좀 쉴만하니 가시려 하니 붙잡고도
싶고 하나님 곁에서 편히 쉬시게하고
싶기도 하고...
부활의 날 꼭 다시 일으켜 세우시리라
어찌저찌 연결되었던 사람들, 그중,
사순절, 고난주간의 의미도 모르는
철 없는 몇몇 목회자들로 실망하고
글을 접었던 시간들...
내가 목회자로 살아가는건
죽음 앞에서도 교회를 예배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때문일 겁니다.
주일을 앞둔 날 나는 다시 심장을
붙잡고 숨을 죽여 지냅니다.
봄날이 가만히 지나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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