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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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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힘을 다해 싸우거나
죽기를 각오하고 싸움'
국어사전은 이렇게 풀이했다.
주일 예배를 드리려 파주로
떠날 짐을 정리하던 중,
목이 터져라 우는 냥이의
소리가 들려서 나가 살펴보니
어린 새끼 한 녀석이 안 보인다.
이리 저리 살피는 동안에도
죽을듯 소리를 친다. 맘이
급해진다. 테라스 밑이다.
도저히 들어갈 공간이 없는데
어디로 들어 갔을까? 아무리
찾아도 없다. 분명 깨끗히 정리하고
청소하고 보금자리를 잘 만들어
놀고 먹고 뛰노는 모습을 봤는데
바닥을 뜯을 수도 없게 되있고
사투를 벌이는듯 점점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는데
도구는 사용해 보았지만 불가능.
결국 사흘동안 치우고 정리한
베란다를 뒤집는다. 아! 이런...
냉장고 뒤, 애기 손바닥만한
구멍이 있다. 전등을 비추고
먹이로 유인해 보지만 실패.
시간은 홀러가고 냥이는
지쳐가는지 울음 소리가 점점
희미해진다. 포기해야 하나?
그런 마음이들면 냥이가 운다.
그래 저 녀석이 사투를 벌이는데
나도 사투를 벌이자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 답이다. 바닥을 판다.
하지만 공간이 없어 삽도 괭이도
들어가지 않는다. 손으로 파자.
흙 바닥에 엎드려 맨 손으로 판다.
조금 파니 자갈이다. 어렵다.
그래도 맨손으로 파기 시작해서
도구가 들어갈 만큼 공간을 내고
호미로 파 들어 간다.
두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아이의 울음 소리가
가까운 곳에 구멍이 생겼다.
물과 사료를 뿌리고 부른다
알록이가 와서 도와준다.
살짝 떨어져 있으니 알록이의
손을 보고 나온다. 조금만 더
그래 힘내...
처음 울음 소리를 듣고 시작한
사투는 혼잣말로 쏟아낸 원망과
욕과 땀이 뒤엉켜 세 시간만에
아이를 꺼냈다. 털어 주고,
꼭 안아준다. 태어난지 두달도
안되서 큰 시련을 겪었구나...
사투를 벌이며 버텨준 녀석이
너무도 대견해서 가여워서,
살아줘서 눈물이 날 만큼 반갑고
고맙고...
살겠다면 살려야지
내일 주일, 예온선교주일로
예배를 드린다. 치앙마이의
문선교사를 청해서 어렵고 힘들고
살겠다 하는 모두를 영으로 육으로
살려야 한다고 서로가 나눌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모두가 살아가며
힘들더라도 국어 사전이 풀었듯이
포기하지 말고 사투를 벌여야 한다.
주님은 반드시 이겨낼수 있도록
도우실 것이다.
두달도 안된 고양이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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