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이 경복궁·창경궁·남산에서 현장영상해설사로부터 생생한 해설을 듣고, 주요 건축물 모형을 만지며 건축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 이달부터 시작된다.
#. 지난달에는 해발 1000m 대구 비슬산을 휠체어로 오를 수 있게 됐다. 휠체어 리프트가 탑재된 전용 차량, 정상의 참꽃 군락지까지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전용 데크가 설치됐다.
무장애 관광 환경이 조성이 활기를 띄고 있다. 보행로, 장애인 화장실, 점자 표식 등 시설 개·보수를 통해 물리적 장벽이 사라지고, 눈으로 보는 듯한 생생한 해설을 제공하는 현장영상해설사가 배치되며 장애인들이 조금 더 편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서울관광재단은 7일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 투어 예약을 시작했다. 서울의 전통적인 매력과 자연, 역사를 즐길 수 있는 ▲경복궁 ▲창경궁 ▲남산 등 3개 코스다.
재단은 2019년부터 57명의 현장영상해설사를 양성했으며, 고품질 해설을 위한 심화 교육 과정도 지속해서 운영해왔다. 이들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고 풍부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방향과 거리 등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촉각 등을 활용해 관람하도록 돕기도 한다.
지난해 현장영상해설에 참여한 시각장애인들은 "(경회루의) 모형의 내림마루 따라서 만져보니 전체 구조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적 배경뿐 아니라 만져볼 수 있는 요소를 비롯해 필요한 가이드를 제공해서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올해는 경복궁, 창경궁 각 건축물의 역사적인 사건이 생생한 해설로 제공된다. 경복궁의 경회루, 창경궁의 통명전 등 주요 건축물 모형을 만지며 건축 구조를 살펴볼 수도 있다. 특히 창경궁에서는 청진기를 활용해 식물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다.
오는 9월7일까지 40회 무료로 운영된다. 모든 코스는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월요일~금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두 차례 운영된다. 궁궐 휴궁일로 인해 창경궁 코스는 월요일, 경복궁 코스는 화요일에 쉰다.
무장애 열린관광지로 조성된 비슬산. 2022.05.04.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지난달부터는 해발 1000m에 이르는 대구 비슬산 정상을 휠체어로 오를 수 있게 됐다. 참꽃(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비슬산 군립공원에는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휠체어 리프트가 탑재된 전용 차량, 정상 참꽃 군락지까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전용 데크가 설치됐다.
열린 관광지는 장애인·영유아·고령자 등 이동약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관광환경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전국 112개 관광지가 선정됐다.
보행로·장애인 화장실·점자 표식 등 시설 개·보수를 통해 물리적 장벽을 제거하고, 무장애 안내체계를 정비하는 한편 인적 서비스 환경도 개선한다.
전국 지자체 역시 경쟁적으로 무장애길을 조성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해까지 사업비 22억원을 들여 붉은오름 휴양림, 서귀포 사려니숲, 서귀포 치유의 숲에 무장애 나눔길을 조성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해 12월 만수산에 2.751km 규모의 무장애 나눔길을 조성했다. 충북대는 지난해 11월1일 1.4㎞ 무장애 나눔길 '행복담길'을 조성,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임산부 등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무장애 관광지 조성이 활기를 띄고 있다"며 "장애인 등에게 여행체험을 지원하는 행복나눔여행도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