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 자폐 문제행동 완화 디지털치료제 40억 예산 투입…2024년까지 개발 "약물·행동치료 모델 보완 기대"
국내 사회성 발달장애인 자폐스펙트럼 장애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병원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이상행동과 문제행동을 완화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2020년 기준 국내 자폐스펙트럼 장애 인구는 2010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3만1000명으로, 10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약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자폐 문제행동 완화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축적해 온 행동치료 프로그램 개발 및 임상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근거와 효과 중심의 디지털 치료제를 2024년 12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감각이상 및 집착을 완화하는 확장현실(XR) 기반 신체활동 촉진 치료제 ▲시공간 통합 능력 및 실행 기능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토이 활용 치료제 ▲행동 억제력 결합 및 상동적 행동(외부 자극과 관계 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 집착을 완화하는 모바일게임 기반 인지행동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부모가 참여하는 응용행동분석(ABA) 인지행동치료 훈련 앱, 치료자 주도 ABA 연계 디지털 치료 앱 등의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ABA는 사회적인 행동을 해야 이득을 얻는다는 것을 훈육하고 가르치는 일종의 '행동치료'다.
이번 연구에는 SK텔레콤, 옴니CNS, 에코인사이트, 크리모, 돌봄드림, 이모티브, 에어패스, 동국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도 함께한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아동의 약 1~2%에서 발병하는 사회성발달장애다. 주로 사회적 관계 형성의 어려움, 정서적 상호작용의 문제, 반복적 행동과 제한된 관심 등이 특징이다. 발병 원인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사회적 뇌의 구조와 기능 발달 이상과 관련된다는 보고가 늘고 있다.
현재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이상·문제행동을 교정하기 위한 약물치료는 장기화될 경우 부작용 가능성이 높고, ABA 기반 행동치료는 비용 부담이 크다. 치료기관도 일부 지역으로 편중돼 있어 치료에 제약이 있다.
김붕년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개발될 자폐스펙트럼장애 디지털 치료제는 향후 약물치료 및 행동치료 모델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이 바로 잡힐 수 있도록 새로운 치료기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자폐스펙트럼 장애(ASD)를 가진 변호사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케이블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주목받으면서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