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부터 보드 타던 댄 맨시나, 신경 퇴행성 안구질환으로 시력 잃어 장애 굴하지 않고 스케이트보더로 계속 활동…아디다스 후원 받아 시각 장애인 전용 공원, 패럴림픽 출전 등 목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스케이트보드 묘기를 보여주는 댄 맨시나의 영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보드를 탄다는 점이다.
미국 CNN은 25일(현지시간) 시각 장애와 스포츠 사이의 편견을 깨트리려 노력하는 시각장애 스케이트보더 댄 맨시나를 소개했다. 댄은 20대 중반부터 신경 퇴행성 안구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조금씩 잃기 시작했다. 30대가 되었을 때, 댄은 자신이 더 이상 지팡이 없이는 집 근처를 거닐 수도, 간단한 외출을 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란 댄은 7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고 성인이 된 이후로는 프로 스케이트보더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런 그에게 '시력 상실'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시력은 비단 장애물과 코스를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균형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했다. 댄은 CNN과 인터뷰를 통해 이 시기가 그의 '최대 암흑기'였다고 밝혔다. 무기력증을 앓던 댄은 자신이 잃고 있는 시력보다는 앞으로 무엇을 얻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댄은 다시 스케이트보드를 집어 들었다. 비록 시력은 잃었지만 스케이트보더로서의 활동은 우울해진 그의 삶에 활력을 되찾아줬다. 댄은 이후 스케이트보드뿐 아니라 낚시와 외출 등의 다른 활동들도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댄은 자신의 스케이트보드 영상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을 통해 공유했다. 지팡이를 짚어가며 다양한 보드 기술들을 시도해보고, 성공하고, 숙달해 가면서 댄은 점점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런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났다. 유명 스포츠 의류 기업 아디다스 또한 시력 상실에 굴하지 않은 댄을 후원해주기 시작했다.
댄은 인터뷰를 통해 "시력을 잃기 전이나 잃고 난 후나, 나는 같은 사람이었다. 단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약간 달라졌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댄의 다음 목표는 모든 시각 장애인들이 평등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원이다. 댄의 고향인 미시간주에 지어질 예정인 공원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큼지막한 장애물과 간판이 설치될 예정이며, 안전 경보음 시설 역시 마련될 예정이다. 댄은 현재 공원을 위한 4만 달러(약 5600만원)의 기금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댄은 조성된 공원에 시각장애인 학교, 재활 센터,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타 스포츠 단체들이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댄은 시각 장애인들이 비단 자신이 즐기는 스케이트보드뿐 아니라 다른 모든 스포츠도 똑같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댄의 다음 목표는 패럴림픽에서 시각 장애인을 대표해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자신의 활동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