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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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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얼마나 이기적일까?
주일 예배를 준비하다
이태원 참사 소식을 듣고
밤을새워 지켜 보기만 했다.
그리고 교회 청년부 아이들을
염려한다.
이미 몇해전 유행처럼 번지는
잘못된 문화(발렌타인, 화이트,
할로인 데이 등)에 대해 토론과
문제점을 알려 주었기에 안심은
하고 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침이 되고 참담한 심정으로
아이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아무도 사고와 연관 없음을
알고 안도한다. 순간 나는 너무도
이기적인 인간이 된 듯 했다.
우리 아이들만, 교회 아이들만,
아무일 없으면 된다는 생각과
또 그 아이들이 걱정이었을까?
아니면 우리교회는 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무지한 이기는
아니었나?
며칠이 지난 지금도 먹먹하다.
아직 어린, 해야할 것이 많은
아이들이 떠나갔다. 남겨진
가족들의 마음은 어찌할까?
그럼에도 각자의 입장만 생각하고
변명하고 서로 탓하는 인간들과
나는 상통한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수양관 앞, 생강밭에 이층집 아재
부부가 일을 한다. 국화에 물만주고
돌아서려다 나의 이기적인 맘이
더 커지지 않토록 장화를 신고
밭으로 향한다. 뽑고, 자르고 담고,
허리도 다리도 손도 아프지만
이렇게라도 나의 이기심을 버린다.
초저녁 달을 보고 들어선다.
두 주일 후에 있을 특새를
준비한다, 새벽을 맞는다,
아프다, 심히 아프다, 위경련,
숨 쉬기조차 힘들다.
마음 상하는 일을 마음에 담고
있으려니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나 보다.
이런 저런 일들이 아프다.
세상이 온통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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