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공무원 부활하다!
2015년 11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던 김장실! 그는 가수가 아니다.
공식적으로 가수였던 적이 없는 그는 공무원이다 .
궂이 분류 하자면 특급공무원 이다.
일찌기 1급공무원이 되어버린 그의 신분상 더 이상의 최상급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칭한다.
그의 현재 신분은 특급 공무원이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카네기홀에서 노래를 한다
는 것이 참으로 터무니없다 생각되지만 그의 인생행로를 보면 결코 우연은 아니다.
경남 남해에서 1956년 태어난 그는 경남공고를 다녔다.
그 시절엔 대개 다 가난했다. 그는 가난의 탈출구라고 생각하고 경남공고를 다녔다.
졸업후에 가난탈출을 위한 더큰 통로를 발견하곤 대학을 다녔고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하와이대학에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1급 공무원이 됐다.
청와대근무, 문화부 1차관, 예술의 전당 이사장, 국회의원도 거쳤다.
그리고 지금, 그는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다.
개인 주특기는 노래다. 장르는 트롯이고 직업가수와 다른 특별한 맛이있다. 특히 가사와 곡에 맞추어 감정이입이 완벽하기 때문에 노래 한곡,한곡이 모두 다 드라마다.
예전에 인사동의 한식당에서 점심 식사중 디저트가 나올때 쯤 나라걱정이 시작됐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시절, 삭풍이 불던 황성옛터에서 그 시린바람을 빚어 만든 "황성옛터" 노래 이야기와 "굿세어라 금순아!"를 거쳐 산업화의 시작으로 농어촌에서 도시로 떠나는 남자들과 기다리다 지친 여자들의 사연이 근대사가 되어가는 와중 이었다.
그때,식당 안에 "동백 아가씨"가 흘러 나왔다.
스피커가 아니라 김장실 사장의 육성으로 흘러나오는 "동백아가씨"에 놀람과 함께 익숙치않은 숙연함이 흘렀다.
"기다리다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듭니다!"라는 마지막 가사의 여운이 채 사라지기전에 "산업화 현상에 따른 가치전도의 시기에 희생되는 여심을 노래한것 " 이라는 곡 해설을 하는 김장실 사장의 표정이 진지해서 식당에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산발적으로 터지는 박수 소리에 까 깜짝놀라 박수를
함께쳤다.
카네기홀이든 포장마차든 개의치많는 그의 노래는 살아있는 한국의 근대사 였다.
"대중가요는 역사보다 구체적 사실 입니다. 대중들의 삶 속에 살아 함께 숨을 쉬기 때문입니다."
그가 카네기홀에서 노래를 하게 된것도, 지금, 20여년동안 만년적자인 대한민국 관광산업을 책임지는 관광공사사장이 된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듯 하다.
"대중들이 무엇을 기대하고 열광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이해하는 제가 관광공사에서 일을 하게된 건 정말 러키한 일 입니다. 저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지요. 안그렇습니까? "
해맑게 웃는 그의 얼굴에 청년같은 꿈이 느껴진다.
작년에 그가 낸 책 "트롯의 부활" 을 읽어보면 그가 세상을 읽는 방법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책 속에는 다음 행보를 어떻게 내딛을 것인가를 알 수있는 답이있다.
"트롯의 부활" 목차를 보면 첫번째, 나라잃은 슬픔을 토해내는 "황성옛터"에서 시작해서 열여덟번째 노래 " 잃어버린 30년"에서 끝난다.
당시 통일을 염원하며 만든 "남북 이산가족찾기" 방송기획을 했던 이동규씨는 "그건 대형 방송 사고 였다" 고 말 했었다.
" 이제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신나는
대형사고를 저지를 때가 됐습니다. 한국의 스토리가 세계사가 될 수 있는 이 시기에 제가 할 일이 있어서 오늘 이 소명이 주어졌다고 생각 합니다."
스타트라인에 선 스프린터처럼 상기된 얼굴로 비젼을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강남스타일"이 쏟아져 나올듯 하다.
"지금 kpop이 세상에 퍼지는건 우연이 아닙니다.
전세계가 미국pop에 점령 됐을때 미국이 세상을 장악 했습니다. 소리에는 세상을 지배하는 힘이 있습니다.
한국관광의 미래역시 kpop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
그는 소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힘의 원천 이라는걸 깨달은
매우 드문 사람이다.
모택동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라고 말했지만 그건 권력이 아니라 일시적 위력이며 폭력일 뿐이다.
권력은 대중이 이해관계를 수용하며 포괄적 지배력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야만 유지될 수 있는데, 소리는 그 권력의 원천이 된다. 김장실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소리의 힘을 간파 하고있고 그 소리가 대중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특급 공무원"이다.
보헤미안 랩소디. 위아더월드, 맘마미아등 세상을 바꾸었던 소리의 실재가 떠오르며 한국관광의 판타지가 그려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물을꺼다.
"공무원 한 사람이 무엇을 얼마나 바꿀것인가?"라고
그건 그가 "특급공무원" 임을 모르는 사람들의 우문이다.
그는 문화부에서 차관을 마치고 "예술의 전당" 사장으로 재직시, 한국영화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영화계에 선명한 비젼을 주었던 특별한 사람이다.
당시 그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이던 배우 이덕화에게서 "어려운 영화계를 위해 애써달라"는 고언을 듣고 "예술의전당 우수영화 특별시사회"로 답을 했던 사람이다.{개봉전 영화를 대상으로 하고 우수작품 선정시 오페라홀에서 최초로 특별시사를 했기 때문에 엄청난 반대와 싸워야 했다}
"영화관객에게서 받은 문예진흥기금으로 건물도 짓고 운영비도 쓰는 예술의전당이 영화만 배제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했는데 늘 하는 말로 순수예술지원이 목표라면 예술의 전당은 더욱 더 대중들과의 문턱을 낮추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일을 저질렀지요.기왕에 예술의 전당 브랜드로 도움이 될려면 개봉 전 작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그리 했는데 반대가 어마무시 했지요, 반대 때문에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필요없는 일 이라고 판단되야 접는거지요."
2011년,예술의전당은 한국영화 개봉 예정작 중 우수작을 엄정 심사후에 우수영화로선정, 예술의전당 오페라홀에서 시민을 초청하여 특별시사회를 열었고, 첫회 수상작 "써니"는 개봉후 , 예상치 못한 800만 관객을 모으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의 전당 브랜드파워를 실감했지요.추천작들은 즉시 흥행보증수표가 됐으니까요. 김장실사장은
특급공무원이 맞아! " 영화배우 이덕화씨는 엄지 손가락을 불쑥 세우며 말했다.
오랫동안 적자운영을 해온 한국관광산업을 흔들어 깨울만한 뾰족한 수를 준비하는 김장실 사장은
주도면밀, 신중한 행보다.
"저에게 늘 영감을 주는 '소리'가 정말 깜짝 놀랄 일을 만들어 줄겁니다.
Kpop은 한국관광의 미래를 여는 마법의 주문이 될겁니다." 확신에 찬 모습으로 관광전략을 말하는
그의 머리 속에는 아마도 강남스타일, bts,의 다음버젼을 한국관광에 입혀 내놓을 모양이다.
아마도 월드컵이 끝날 즈음에 나타나 "오! 필승 코리아!" 라는 노래를 부를지도 모른다.
특급공무원 김장실은 오늘을 미래처럼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