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콘텐츠로 활동 중인 장애인 유튜버들 영상에 실제 삶의 모습 담아 '인식 개선' 주도
신체적 장애라는 어려움을 딛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내는 크리에이터들이 온라인 공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5일 유튜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구독자 50만9000명을 보유한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과 시각장애인 유튜버 '우령의 유디오', 장애인 인식개선 채널 '위라클',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굴려라 구르님' 등 여러 장애인 크리에이터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장애인재단,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지방자치단체들은 '장애인 크리에이터 양성 사업'을 통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여건에 있는 장애인들이 꿈을 잃지 않고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장애인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삶을 소재로 한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주로 브이로그나 토크 형식 등을 통해 일상의 모습을 소개한다. 점자 안내 관련 문제점, 휠체어 언덕 경사로 미설치 등 사회적·정책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우도 있다.
시각장애인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은 시각장애인 사회 실험 콘텐츠, 브이로그, 먹방 등 다양한 콘텐츠로 유명하다. 특히 사회 실험 콘텐츠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삶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짚어주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2021년 8월 지하철역에 방문해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스크린도어가 없는 지하철에서 생긴 일'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역내 음성안내의 부재, 점자안내의 결함과 같은 어려움을 직접 겪으며 영상에 담았다. 스크린도어를 확인하는 도중 설치가 안 된 곳에 손을 뻗다 떨어질 뻔한 경우도 있었다.
'굴려라 구르님'은 뇌질병 중 하나인 뇌병변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를 앓고 있다. 그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을 영상에 담는다.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식당들을 공유하기도 하고 여행 경험을 영상에 담기도 한다. 지난해 1월에는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이용하던 중 화재 화재 경보가 울린 경우를 소개했다. 그는 대피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려 했지만 화재 번짐 방지로 전력이 끊겨 이동할 수 없었다. 화재 경보가 오작동한 것이었지만 장애인 도주로가 확보돼 있지 않는 등 대피 매뉴얼이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 밖에도 시각장애인인 '우령의 유디오'는 안내견과 함께하는 일상 등 자신의 삶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공유한다. 장애인 인식 개선 채널 '위라클' 운영자 박위(37)군은 다른 장애인들을 초청해 그들의 사연을 들려주는 콘텐츠를 다룬다.
특정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로 승부할 수 있다는 1인 미디어의 특성은 장애인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비장애인 시청자들도 영상을 보고 장애인의 삶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영상을 시청한 한 누리꾼은 "살면서 단 한 번도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며 "조치가 되어 불편함을 겪는 일이 줄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