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청성면에서 호두 농사를 짓는 A(59)씨는 얼마 전 남편이 갑자기 큰 수술을 받는 바람에 농사를 포기할뻔한 아찔한 경험을 했다.
미리 구입해놓은 호두 묘목을 심고, 산 중턱 밭까지 무거운 거름도 옮겨야 하는데, 일손이 빠듯한 농촌 현실상 갑작스럽게 대체 인력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다.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는 심정으로 면사무소 문을 두드린 그는 며칠 뒤 도와 군이 함께 운영하는 '일손지원 기동대'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밀린 농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A씨는 "공무원 일손이라도 지원받을까 싶어 면사무소를 찾아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손지원 기동대가 파견됐다"며 "하루가 급했던 상황에서 농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일손지원 기동대는 충북도가 2018년부터 운영하는 일종의 긴급 인력지원 시스템이다.
시·군마다 6∼12명의 전담인력을 확보해 두고 재난·재해·질병 등으로 갑작스럽게 인력난을 겪는 영세 농가나 소규모 기업체를 찾아내 맞춤형 지원을 한다.
고령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도 지원 대상이다.
기동대원은 75세 이하 도민 중에서 선발하고, 영농철 7개월간 3명씩 팀을 이뤄 활동한다.
팀장(조장)이 자신의 차량에 대원 2명을 태우고 다니면서 현장 이동부터 작업 관리까지 책임지기 때문에 수혜 농가나 기업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도는 올해도 11개 시·군에 94명의 기동대원을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23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는데, 이 돈은 충북도와 시·군이 절반씩 나눠 부담한다.
상대적으로 영농 인력난이 심하다 보니 이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은 대부분 농사 현장이다.
지난해의 경우 농가 1천177곳과 기업체 17곳을 지원했고, 올해도 지난달까지 농가 486곳과 기업 3곳에 도움을 줬다.
도 관계자는 "가능한 여러 곳을 돕기 위해 일손 지원은 가급적 하루 단위로 이뤄진다"며 "다른 형태의 일손 돕기에 비해 숙련도 높은 인력이 많고, 비용 부담도 전혀 없다 보니 농민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