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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꽃 필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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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전 이맘 때였습니다.
막 사과 꽃이 필 무렵에
태안, 인평리 작은마을
교회 하나가 문을 닫는다는
소리에 말도 안 된다고 호기롭게
찾아와 어찌 이리 방치했나 싶은
예배실을 뜯고 고치고...
장애인 어르신들 모실 공간은
여차지차 포기하고 농촌 체험
숙소로 쓰시라고 마을에 기증했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며 그낭저냥
지내다가 그만 여름과 가을 그리고
길고 추운 겨울을 지나 이제 다시
사과꽃이 피었습니다.
매 주일 예배를 마치고 파주에서
태안까지 새벽마다 오며가며
원망도 한숨도 분노도 많았지만
마음껏 기도할수 있는 은혜 하나로
버티고 보니 한해를 어찌 보냈나
싶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제 오월이면 새로운 계획을
시작으로 다시 한 해를 맞을 겁니다.
교회 뒤 사과 밭 주인이 저녁노을
아래에 서서 사과밭을 보며 한숨을
쉽니다. 일손을 구하지 못해서
사과 꽃을 따 내지 못한답니다.
오지랖이 발동하고 지난한해
양파, 마늘, 생강 작업은 다
배우고 해봤으니 올해는 쉬울테고
이제 사과 농사를 배우고 도와야
할것 같습니다. 제일 수정이
잘된 꽃만 남기고 나머지 꽃을
따주면 됩니다. 쉬울 듯 쉽지만은
않은 작업을 이틀째 해봅니다.
사과밭 주인 부부가 많이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활짝 웃느라
한숨이 멎었습니다.
점심시간 식당으로 가유~
아니요 찬밥이 남아서요~
마다하고 잠시 쉬어 갑니다.
일거리 많습니다.
일당이 넉넉 합니다.
나야 무료로 봉사지만
우째 마음이 있으면 도전
한번 해 보심이 어떠실지
나는 가을에 맘놓고 사과를
따먹을수 있는 맘껏 이묭귄을
받았습니다.
근데 사과를 별로 안 좋아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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