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 9월부터 청각 장애인을 위한 수어 진료 예약 시스템과 수어 통역·진료 동반 서비스를 도입해 청각 장애 환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최근 4개월간 120명의 청각 장애 환자가 수어통역 및 진료 서비스를 받았다고 9일 밝혔다.
병원은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2명을 상시 배치해 청각 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병원 접수부터 진료·수납·처방까지 모든 과정에서 동행 서비스 및 전문 의료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며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 병원에서 13년 전 갑상선 암 수술을 받고 최근 수어 통역 서비스를 이용한 한 청각 장애 환자는 “진료를 위해 병원에 갈 때마다 개인적으로 수어 통역사를 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고 불편한 점이 많았는데, 병원에서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해 편안하게 병원을 방문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를 담당하는 김신곤 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기존에는 농아인 환자 진료 시 필담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환자와의 눈 맞춤이 어려워 환자의 상황에 대한 공감 등 정서적 교류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수어 통역 서비스를 통해 환자와 직접 눈을 맞추며 환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정서적인 교류가 가능해져 환자와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졌다”고 했다.
한승범 병원장은 “수어 통역 서비스를 통해 청각 장애 환자들의 병원 이용 불편이 개선돼 매우 기쁘다"면서 "이번 수어 통역 서비스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단 한 명의 환자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을식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의료기관에서 청각 장애인이 수어 통역 서비스를 통해 화상으로 진료 예약을 하고, 수어 통역사가 진료실과 각종 검사실은 물론 수납과 약국 방문까지 전 과정을 동행하는 서비스는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사례로 청각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미래 병원으로 도약하는 작지만 큰 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한편 고대 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과 함께 지난해 7월 ‘제19회 세계농아인대회'에 의료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