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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으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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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참 좋습니다.
새벽 기도중 마음의 소리로
들려 온 좋으냐?
쉬운 질문이라 바로 답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서 모든 것이?라는
물음에 선듯 답을 못했습니다.
급작스럽기도 했지만,
다? 모든 것이? 글쎄요 라고
할 수도 없고 예! 라고 하기에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 할것 같아서.
해가 뜨기전 부터 밭과
화단에 물주고 냥이들과 살구
사료 챙겨주고, 수양관과
예배실 안밖을 정리하고, 거미줄
걷어내고,간단한 손빨래하고,
한주의 시작 월요일 오전내내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를
펀안케 하는건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날마다 틀어 놓았던
찬양을 멈추고 참 오랜만에
가장 좋아했던 오케스트라곡을
틀어 놓고...
요즘 내가 제일 편안해 하는 옷은
낡은 반바지 잠옷과 전천후
작업복인 소매없는 파란 티셔츠,
가장 편한 신발은 보라색 고무신과
코끼리표 목긴 장화,
가장 편하고 좋은 나만의 모습은?
교회 옆 디스이즈 커페에서 보내온
원액으로 연한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서,
한 여름에도 난 언제나 따뜻한 아따
(호남식 발음으로)를 제일 좋아하는
커피잔에 요즘 부쩍 정붙인 간이 의자를
감나무 그늘아래 놓고 앉아 구름을 보는 것,
사과밭의 사과가 커가는것 보기,
저녁노을 보기, 집에 있는 유기견
진주랑 유기묘 미니 그리워 하기,
마을견 살구랑 길냥이 싸구려, 잿빛이,
스머프, 밥 달라 오는거 기다리기,
화단에 사는 애기 두꺼비 안녕이,
수영장 물 갈아주기,
가장 편하고 가장 좋은 자리는?
본 교회 예배실 우측 맨 뒤 구석,
태안 수양관 교회는 새벽기도 중
날이 밝으면 창 너머로 해가 뜨는게
가장 잘 보이는 오른쪽 줄 앞에서
세번째 자리, 그리고내가 찾아 놓은
기도처 내 바다. 모든 것이 다 좋다.
그럼 편하고 좋은 사람은?
가족들 말고? 편안한 사람?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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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직까지는 덜 되었나 봅니다.
모든 것이 다는 아닌가 봐요
다음번에는 미리 알려 주시고
물어 봐 주세요 그럼 미리 찾아
놓을게요 이번 한 주간은 좋고 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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