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흥부전 등의 이야기가 깃든 판소리의 고향 전라북도 남원시.
오늘도 심금을 울리는 판소리 가락이 끊이지 않는 집이 있다.
바로 김명희(52) 씨와 고예지(18) 양의 집.
목이 터져라 최선을 다하는 딸의 소리에도 늘 칭찬보다는
혹독하고 모진 질책부터 쏟아내는 엄마 명희 씨.
명희 씨에겐 시간이 많지 않단 절박함이 늘 함께 한다.
백일 무렵 앓은 소아마비로 한쪽 다리가 불편한 명희 씨는
딸 예지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될 무렵 남편과 헤어지고
혼자 힘으로 예지를 키웠다.
한 부모 가정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에 악이 받쳐
보란 듯이 예지를 더 잘 키워내겠다고 다짐했지만,
예지가 4살이 되던 해에 병원에서 희귀 난치병 판정을 받게 된다.
뇌하수체 종양과 전신성 경화증 등을 판정받게 된 것.
그러나 예지만을 남겨 두고 갈 순 없단 절박함에
이를 악물고 치료에 전념했고, 겨우 힘든 고비들을 넘겼지만.
예지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무렵 희귀 난치병인 전신성 경화증 진단을 받고
더 이상의 경제활동도 어려워지면서.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하는 날도 많았다.
그러나 그 순간. 명희 씨를 다시 일으켜 세운 존재는 늘 예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