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21세기를 맞이하면서 각종 매체나 세계 유명대학교에서 인간의 편리를 위한 AI 및 나노 공학과 인간 생명연장을 위한 생명공학 등이 핵심 10대 신기술이라고 거론된바 있다. 결국 인간이 잘 살기 위한 과학 기술의 발전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 편리함 추구만이 과연 옳은 일일까?
1996년 이후 본인은 이념과 진영논리보다는 ’죽어가는 지구‘에 눈을 돌렸다. 즉, 과학 기술과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간의 편리함만 추구한 ‘지나친 인간 중심적‘인 서구의 모더니즘에서 벗어나 ’지구생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어 이를 암각화로 표현('미래완료시점에서 본 현재 진행형‘의 암각화 및 화석들의 발굴된 모습) 한 바 있다.. 이는 인간의 이기로 결국 핵폭발까지 진행되어 죽은 지구의 살아남은 후손들이 지구 패망의 문제를 지나친 과학문명이었음을 그 흔적들(암각화, 화석 작품)로 증명한다는 작품들이었다.
이후 2000년부터는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구 생존의 문제는 인간과 자연이 공생을 해야 하는데, 이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성 회복만이 유일 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성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화두인 “생태의 역설”(2000) 시리즈로 작업을 했었다. 그 이후 작품들은 “존재의 트임”, “트인 곳” 등의 부제를 달면서 존재들의 상생, 즉 인간과 자연의 상생에 대한 문제를 입체 및 설치와 평면으로 발표 해 왔다.
2004년 이후 ‘네거티브적 물’ 표현을 시작으로 2006년부터의 ‘물’ 표현 초기작품들은 화면을 상하 이등분하여 존재들의 평등에 대한 해석을 했다면, 2013년부터 물에 대한 해석을 ‘폭포수’로 확장하면서 2014, 2015년에는 이를 노자의 ’도 Tao‘ 개념으로 부제를 추가하였고, 최근(2017~2020)에는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한 해법’으로 ‘도道’의 최고 개념인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주제로 발표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상생-순환(Win-winㅡCycle)” 의 제목으로 작품들을 발표한다.
물은 유기적 흐름으로 자연의 온갖 존재들에 영향을 미친다. 그 모습 또한 다양한 존재들로 생성되고 소멸되는 모습의 속성을 지닌다. 또한 물은 대체로 은은하게, 때론 징벌의 수단으로 우리에게 나타난다. 이러한 물의 본질을 작품 내면성으로 수용하여 물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고 동물의 모습이기도 하게 표현하였다. 이는 “인간의 자연에 대한”, “인간간의 관계성”에 대한 문제의 해법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이번 “상생-순환(Win-winㅡCycle)” 작품들은 물의 속성 중에서 중력에 의해 수직 낙하 하는 물의 모습과 다른 존재들의 영향에 의해 사방으로 퍼지는 모습을 표현 하였다.
자연의 순환 현상으로 대지에 안착한 물은 대지에 고루 영향을 주면서 유유히 흘러간다. 작은 차이의 굴곡에서는 미끄러지듯 아래로 흘러 그 곳을 채운다. 작은 틈의 공간도 예외 없이....... 다 채워진 물은 넘친 다음에 비로소 다른 곳으로 간다. 이러한 물의 행보는 세계에 고루 영향을 주면서 흘러간다. 그러다가 대지가 끊기고 아득하게 꺼진 낭떠러지를 만나면 지체 없이 행보를 바꾸어 낙하한다. 이렇게 낙하하는 과정에서 물은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을 거듭 한다. 동물 같기도 하고 식물 같기도 하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폭포수의 다양한 변신 중에서 스크린에 비친 산수화처럼 보이기도 한 모습으로 낙하수를 표현 하였고, 낙하 수 아래의 다른 존재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현상을 표현 하였다. 물은 낙하 중에 만난 다른 존재들에 의해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면서 다음 행보로 이어 진다. 기체화 되어 상승하기도 하고, 다시 완곡한 포물선을 그으면서 폭포 아래의 용연에 합류한다. ‘용연’에 모인 물은 깊은 용연 바닥까지 휘 감고 들어가서 재정비하여 비로소 표면으로 올라와 다시 다른 세계로 생명에너지를 전해 주러 간다.
수직 낙하하는 폭포수를 강조하고, 스크린에 비친 산수화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폭포수로 표현 하였다.
이러한 표현을 위해 화지에는 뿌려지는 오방색 위에 파랑색, 빨강색의 주색을 추가한 바탕이 생성 된다. 이 결과 위에서 흰 단색이 섞이는 반복 행위를 통해서 자연스러운 폭포수로 표현 되게 한다.
폭포수의 이미지를 차용하는 이유는
“물은 편견 없이 세계에 고루 영향을 미친다. 폭포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안에 세계가 보임과 사라짐을 반복한다. 이는 바탕에 무작위로 깔린 물감과 그리는 물감이 상호 교감하면서 드러남과 사라짐이 반복하게 됨을 느끼면서 자연과 공감을 느끼게 된다.” 는 것이다.
- 생태미술학박사 / 작가 최성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