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교역자 시절 목사 안수를 앞 두고 천주교 신자들의 교육용 영상을 만들어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당시 대주교셨던 정진석 추기경님을 만나, 촬영 후 독대하며 차를 나누었습니다.
'방송 일 떠나 뭘하시는지요?'
'지금은 목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나중 그 주간에 살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감동이 없다면 설교 단위에 서지 마십시오,
은혜의 체험이 없는 만들어낸 말로 설교한다면 그건 죄악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시간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목사가 꼭 되야 하나? 하는 조금의 흔들림이 있던 때에내게 큰 숙제를 주셨던 그분이 하나님의 영원한 처소로 불려 올라가셨습니다.
다른이들은 모르지만 내게는 가야할 큰 길을 알려주셨던 분이기에 마음속 깊이 담아내며 작별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길을 몸소 가르쳐주셔서, 그리고 내주신 숙제는 잘 풀어가려 날마다 힘써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일 주일도 은혜와 감동으로 설교단에 서겠습니다.
편히 쉬소서 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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