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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게 하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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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쓸려온 흙더미
오가는 차들이 밟으니
더욱 단단히 굳고 먼지가
온 마을을 뒤 덮는다.
지난해 겪어보았기에
삽을들고 밀고 퍼내고,
허리가 이프다.
지나는 몇은 미안해 하고,
고맙다 하고, 몇은 아랑곳 않고
속도도 줄이지 않고 달리고,
흙물 튄다 인상쓰고, 몇몇은
내가 안되 보인다는 듯 비웃듯
지나고, 그중 몇은 창문열고
'요즘 다들 다시 나오던데 그냥
방송 나가서 돈이나 버시지...'
참 희한하다,
적어도 내가 만난 사람중에
룸미러에 염주가 걸려 있는
사람들은 다 그런다...
'믿음안에 사는 내가 어떻게 구르던
당신이 최고라 여기는 순간보다
훨씬 좋다, 행복하다! 알어?' 라고
속 마음이 말한다.
내린 비, 받아 놓았던 낙숫물을
그냥 버리지 않고 마당에 하트를
그릴만큼 여유로운 내가 믿음없는
당신들보다 나은 삶 아닌가?
눈이 쌓였을 때도 난 이랬다.
그리고 당신들은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났다.
믿음 안에 은혜로만 사는 내가
당신 가정의 행복을 더 했을지...
창문이 왜 이리 작아?
불평하다 천천히 그리고
가만히 보니 잡다한거
안 보이고 좋은 것만 보이네
내가 볼수 있는것, 저들이 보는것,
다름이 있는 것은 믿음의 유무인듯,
흙이 쌓인것, 눈이 쌓인것 보게하시니
치우는것 또한 은혜라...
에잇, 쫌 쉬었다 해야지.
하나님! 장화 신고 삽을 든
내 모습, 보시기에 좋았더라에
들어가긴 하나요?
그냥 뻘쭘해서 여쭙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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