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은 분별없는 견해다."(볼테르) 이 그림들이 말해준다.잠실창작스튜디오 12기 입주작가들의 전시가 열린다. 서울문화재단이 기획한 '나란히 함께, 이미지 형태 ‘파레이돌리아(PAREIDOLIA)’전으로 오는 14일 서울 창경궁로 JCC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잠실창작스튜디오는 시각예술 분야 장애예술인 레지던시다. 이번 전시에는 2021년에 입주한 김기정, 김문일, 김현우, 김현하, 김형수, 김환, 박성연, 서은정, 이규재, 이승윤, 이우주, 한승민 등 12기 입주작가들이 참여했다. 회화·설치·영상·텍스트 등 7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획은 김선옥(총괄), 한상은, 김정윤이 함께했다.서은정의 작품 '철암'은 작가가 강원도 태백의 철암 지역에 방문한 후 그린 유화작업이다. 일을 잠시 쉬고 있는 광부의 모습이나 아기를 등에 업고 누군가를 배웅하는 여인의 모습은 탄광촌에 실제 존재하는 조형물이다. 작가는 이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장면을 완성했다.또 김형수의 '산화(散華)'는 실제 노숙자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얼굴을 가리고 누워있는 인물의 아래쪽에 같은 자세의 다른 대상을 그려 넣어 실존 인물과 허구 인물이 대구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
그림은 장애가 없다. 다소 어려운 전시명 ‘파레이돌리아(PAREIDOLIA)’에 의미가 담겼다. 지구에서 달 표면의 그림자를 보고 토끼를 떠올리는 것처럼, 시각과 청각을 통해 특정한 패턴을 인지하고 심적으로 반응하는 현상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작업 사이에 실제로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장애 예술’이라는 선입견으로 작품을 규정하고 있지 않는지 되묻는 전시"다.
전시 마지막 날인 11월3일 ‘클로징 퍼포먼스(기획 노경애)’도 진행한다. 장애 미술작가들과 비장애 전문 무용가들이 함께 ‘시각예술과 신체 움직임’,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퍼포먼스는 입주작가의 창작 감각을 자극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진행한 워크숍 프로그램 '다시/다르게'의 일환으로 펼쳐진다.관람은 무료. '클로징 퍼포먼스'에 한해 온라인 사전예약 신청을 받는다.
한편 잠실창작스튜디오는 매년 정기공모를 통해 입주작가를 선정해 작업실을 제공하고, 창작 활동과 성장을 지원한다. 만19세 이상 국내 거주 시각예술분야 장예예술가가 대상이다. 대한민국 장애인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복지카드' 소지자여야 한다. 스튜디오는 총 12실로 1인 1실(14㎡)로 공간 사용료는 무료다. 이번 전시는 효성그룹, 365mc병원·의원, JCC아트센터의 후원으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