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에 거주하는 고교생 A군은 통학을 위해 매일 왕복 2천 원의 요금을 낸다. 1년이면 50만 원 가까운 돈으로, 형편이 어려운 A군의 가정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보니 얼마 전부터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3일, ‘청소년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해 차별 없는 교육권을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각 대선후보에게 이를 공약으로 삼고 향후 국가 정책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제안의 배경은 올해 고교 전면 무상교육을 시행하며 ‘초·중·고 무상교육시스템’을 완성하게 된 것으로, 현재 청소년들에게는 학교 등록금뿐 아니라 교복, 교과서 구입비, 급식까지 무료로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소년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이자 일상과 가장 가까운 버스·지하철 요금이 여전히 각 가정의 부담으로 남아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비록 교통비가 큰돈은 아니지만 형편이 어렵고 소외된 청소년들에게는 외출을 망설일 만큼 큰 부담”이라며 “등교뿐만 아니라 일상의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는 청소년 교통비용은, 그 자체로 학습권인 동시에 더 넓은 기회와 더 많은 시간을 보장하는 선택권이다. 무상급식과 마찬가지로 무상교통도 교육권의 영역 안으로 편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청소년 버스요금을 최대 30~40%까지 감면하고 있지만, 지자체 재정여건에 따라 할인율은 천차만별이며 아예 할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의 경우 2020년부터 연간 최대 12만 원까지 청소년 버스요금을 지역화폐로 환급하고 있는데, 작년 신청자는 목표치인 43만 명을 크게 상회하는 52만 명이었다. 연 12만 원 한도로 큰 금액이 아님에도 신청자가 이렇게 쇄도한 것은, 사람들이 청소년 교통비를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권리’로 인식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재준 시장은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청소년 반값교통’을 시행 중인 만큼, 정부와 교육청에서 40~70%만 추가로 분담하면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내년 초과세수로 인해 정부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만큼 청소년 무상교통의 즉각적인 실현도 어렵지 않다고 전망했다.
청소년 무상교통은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교통난과 환경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는 ‘일석삼조’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모두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과 청소년 교육을 위한 백년대계를 고민하지만, 일상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금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는 것이 청소년정책”이라며 “교육에 대한 투자는 우리 사회에 대한 투자로, 미래 인재 양성을 더 이상 한 가정의 희생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으로 더 완벽하고 깊숙하게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