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 달려야 할 말,
달리고 싶은 말이 죽었다.
꼭 그렇게 촬영해야 했나?
30년 전 40년 전에 쓰던 기법인데
CG로 그릴 돈이 없으면 촬영 기법이라도
바꾸었으면 되었을 텐데, 말을 죽였다.
해야 할 말, 하고픈 말, 꼭 필요한 말,
해줘야 할 말, 덕이 되는 말,
힘든 이들에게 기쁨이 되는 말은 죽었다.
하지 말아야 할 말, 해서는 안될 말,
필요 없는 말, 누군가를 해코지하는 말,
비아냥거리는 말, 거짓말, 변명의 말들은
아직도 살아 있다, 점점 더 자라서 山만하다.
될 수 있으면 신앙적 가치를 흔들지 않는 한
정치, 종교, 사회적 이슈에는 나도 말을 죽였었다,
다른 누구에게든 피해를 주지 않은
가족 간 다툼으로 욕으로 오간 말과
어느 누군가를 힘들게 어렵게 만들며
세상을 속이고 자신들의 부를 탐하고
거짓과 뒤늦은 변명의 말들과 비교하는 말,
이것으로 편 가름 하려는 말들은 살아있다.
석가의 말은 존중한다.
그 말을 공부한 사람들의 말은?
오랫동안 오고간 흔적으로 남은 길에
돈 받으면 안 되지 이런 말은 살아야지
그런데 그걸 봉이 김선달이라 한 말은
죽였어야지 그 오랜 세월 지켜오고
관리한 공은 칭찬하는 말을 해야지
그렇다고 때로 몰려 나와 말하는건
죽여야지 목사라며 길거리로 나와 떠들던
전 뭣인가와 다를 게 없지않나?
억지 쓰고 억지 부리는 말은 죽여야지.
종교?
있는 그대로만 하는 말은 살리고
자신의 안위를 위한 말은 죽여라.
정치?
좋은 말,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하며
진정 나라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희망에 찬 말들은 꼭 살려라.
꼭 살아야 할 말, 살고 싶은 말은 죽었다.
세상이 사람들이 죽였다. 그냥
놔두면 잘 살 텐데...
작은 눈사람을 만들며 입을 지웠다.
나는 다시 내가 하고픈 세상 말을 죽였다.
차 한 잔 나누고픈 마음으로 또
눈으로 하는 작고 소담스런 말은 살린다.
잘 키워서 그 말들이 잘 달려
멀고도 넓은 곳까지 잘 달려가길 바라며...